서울 은평구 연신내에는 유난히 보양식집이 많은 편입니다. 그중에서도 진짜다 싶었던 집이 있었는데요, 바로 ‘옹추 삼계탕’.
처음엔 그저 삼계탕 잘하는 집 정도로만 알고 갔지만, 한 그릇 다 비우고 나오는 길엔 이 음식의 깊은 뿌리까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삼계탕의 역사 이야기와 함께, 연신내 옹추 삼계탕 방문 후기를 재미있게 풀어보려고 해요.
"닭을 푹 고아 먹던 그 옛날부터 시작된 이야기"
삼계탕의 뿌리는 꽤 깊습니다. 조선 후기의 의학서 《동의보감》에는 이미 닭고기와 인삼, 찹쌀을 함께 먹는 것이 몸을 보하는 데 좋다고 나와 있고, 《산림경제》 같은 고문헌에도 닭을 푹 고아 국물로 먹는 ‘계탕’이 등장합니다.
그 시절엔 지금처럼 통닭 안에 인삼을 넣는 방식은 아니었지만, 몸이 허하거나 기운이 빠질 때 먹는 보양식의 개념은 같았죠.
그 후 1960년대, 서울 종로나 충무로 일대에서 지금 우리가 아는 형태의 삼계탕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됩니다. 그 유명한 ‘복날’ 문화도 이 시기부터 정착하기 시작했죠. 삼복더위에 땀을 흘리며 뜨거운 국물 한 사발로 원기를 보충한다는 그 말, 이제는 한국 여름의 상징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연신내역에서 만난 진짜 삼계탕, 옹추 삼계탕"
이런 삼계탕의 깊은 역사에 끌려 한 걸음에 달려간 곳이 바로 연신내 ‘옹추 삼계탕’입니다.
지하철 6호선 연신내역 6번 출구에서 도보 3분. 한눈에 봐도 한식 전문점 느낌이 물씬 나는 간판과 실내 인테리어가 먼저 반겨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반가웠던 건, 입장하자마자 제공되는 인삼주 한 잔. 따뜻하게 데운 인삼주를 한 모금 마시니 속이 사르르 풀리면서 본격적인 보양식 타임이 시작됩니다.
"기본 삼계탕 vs 들깨삼계탕 – 당신의 선택은?"
옹추 삼계탕 메뉴판을 보면, 그냥 삼계탕집이 아니란 걸 금방 알 수 있어요.
- 기본 삼계탕(16,000원)
- 들깨삼계탕(18,000원)
- 마늘삼계탕(18,000원)
- 눈꽃삼계탕(20,000원)
- 산삼백용근삼계탕(22,000원)
- 심지어 찜닭, 닭볶음탕, 닭똥집까지…
전통과 트렌드를 함께 아우르는 메뉴 구성이 인상적입니다. 이번엔 기본 삼계탕과 들깨삼계탕, 두 가지를 주문해봤어요.
기본 삼계탕
맑고 은은한 국물, 부드러운 영계, 그리고 뱃속에 들어있는 찹쌀, 마늘, 대추, 인삼까지… 딱 우리가 기대하는 전통 삼계탕의 교과서 같은 맛이었어요.
간이 세지 않아 부담 없고, 테이블에 준비된 소금, 후추, 다진 마늘로 내 입맛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김치와 깍두기! 국물에 살짝 얹어 함께 먹으면 밸런스가 딱입니다.
들깨삼계탕
반면 들깨삼계탕은 등장부터 남다릅니다. 걸쭉하고 회색빛이 도는 국물, 그 안에 통닭 한 마리가 푹 잠겨 있는데요.
첫 숟갈을 뜨자마자 입 안에 퍼지는 고소함. 마치 들깨칼국수의 진한 국물과 삼계탕이 만난 느낌이랄까요? 기본 삼계탕보다 진하고 묵직한 맛을 원하시는 분들께 강력 추천드립니다.
"보양도 하고, 분위기도 좋고"
내부는 넓고 쾌적하며, 좌식과 입식 테이블이 적절히 섞여 있어 누구나 편하게 식사할 수 있어요. 가족 외식으로 오시는 분들도 많았고, 근처 직장인들이 혼밥하러 오는 모습도 종종 보였습니다.
특히 인삼주 한 잔과 함께 시작되는 식사는 마치 몸을 챙기는 의식 같은 느낌이라 더 특별하게 다가왔어요.
"삼계탕의 정수를 느끼고 싶다면, 여기로!"
삼계탕은 단순히 ‘닭 한 마리’가 아니라, 수백 년을 이어온 보양 문화가 담긴 음식입니다. 그리고 그런 정신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곳이 바로 연신내의 ‘옹추 삼계탕’이 아닐까 싶어요.
기본 삼계탕의 담백함, 들깨삼계탕의 깊은 고소함, 그리고 인삼주로 시작하는 따뜻한 환대까지.
다가오는 여름, 복날 한참 전에 미리 몸부터 챙기고 싶은 날, 저는 또 옹추 삼계탕으로 향할 생각입니다.
'먹는다 > 먹는 즐거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빙 저렴하게 먹는 법! 할인 정보와 여름 추천메뉴 후기 (13) | 2025.05.14 |
---|---|
[연신내] 투다리 후기 – 김치우동과 꼬치안주로 완성한 소주 한 잔 (15) | 2025.05.11 |
[연신내] 양꼬치 맛집 ‘일미 양꼬치’ — 향신료의 향연 속, 진짜 맛을 만나다 (16) | 2025.05.05 |
[연신내] 맛집 목구멍 후기, 미박삼겹살·비빔면·미나리 삼박자 최고 (8) | 2025.05.05 |
[신논현역] 전통 디저트 카페, 한과와락에서 개성주악을 맛보다 (41) | 2025.04.28 |